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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는 글/심리·상담

딸이 얘기했다. "어린이집 가기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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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저희 집은 늘 바쁘고 정신이 없습니다.

저는 9시까지 출근을 해야 하고,

와이프는 8시 40분까지 출근을 해야 합니다.

 

저는 집에서 직장까지 차로 운전해서 40분 정도가 걸리는데,

두 아이를 이른 아침에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회사를 갑니다.

 

아이들은 정말로 희한합니다...

평일에는 9시 이전에 잠들어도 항상 7시 20분이 되어서야 힘들게 일어나고,

주말에는 아무리 늦게 잠이 들어도,

새벽 6시경에 일어나서 안방에 와서

부산스럽게 저희 부부의 아침을 알리곤 하죠...😂

 

오늘은 처가의 가족들과 함께 퇴근하고,

2박 3일 제천 여행을 가는 날입니다.

저도 설레는 출근길, 아이들도 설레는 등원길이었을 텐데

평소와 다르게 어린이집 가지 좋아하는 큰 딸이

말합니다.

"아빠, 나는 어린이집 가는 게 아주 조금 좋고, 주말은 아주 많이 좋아!"

씩씩하게 시작했던 내뱉었는데

제가 질문합니다.

"우리 딸 어린이집 엄청~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조금만 좋아하는구나?"

이 질문에 딸아이 목소리가 금세 슬퍼집니다.

"응.. 요즘에 가장 친했던 철수(가명)가 나랑 잘 안 놀아... 그래서 슬퍼ㅠㅠ"

 

딸아이가 어린이 집에서 올해 반년 내내 단짝같이 지내던

철수가 요즘 잘 어울려주지 않았던 겁니다.

 

이제 5돌 되어가는 딸아이에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대인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잘 풀어보려고,

때로는 그런 관계들 사이에서도 도망가려고 합니다.

 

이러한 대인관계에서 우리는 많은 걸 느끼고 배웁니다.

딸 아이 이 과정도 딸이 사회화되어가는 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딸에게 때로는 너무 좋았던 친구와 멀어질 수도,

때로는 나도 모르는 새에 너무나 소중한 친구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얘기해 줬지만, 딸아이의 공허한 마음을 얼러 만져주기는

많이 부족했을 겁니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계속 다른 이들에게 답을 해야 합니다.

"너는 어떻게 할 건데?"

"너는 무얼 좋아하니?"

"어떤 일 할 건데?"

"왜 그렇게 하는데?"

 

하지만, 우리는 우리들의 내면을 더 많이 들여다보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무얼 좋아하지?"

"내가 잘하는 건 뭘까?"

"나는 어떻게 살고 싶지?"

"나는 정말 외로운 걸까?"

 

등등을 말이죠..

 

저도 지금까지 타인들의 질문에 답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그런 삶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저의 내면을 더 들여다보고,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남들보다 더 조금이라도 잘할 수 있는 것들은

더 많이 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자식들에게도 저는 텍스트 지식을 잘 학습하는 그런 훈련보다는

급변하고 다변화하는 이런 세상에서 삶의 지혜를 공유해주는

보조자로서 함께 세상을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여행길에 아내와 딸아이의 마음을 더 얼러 만져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육아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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